[메디컬 리포트] 독감 백신, 맞아도 걸리는데 왜 매년 맞을까?

  • 작성일 : 2026년 10월 6일
  • 진료과 : 감염내과
  • 의료진 :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한상훈 교수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일찍 시작되면서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9월 21일부터 2026~2027절기 국가예방접종을 순차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이른 유행에 대응해 고령층의 접종 일정도 앞당겼습니다.

 예방접종 시즌이 되면 독감 백신은 언제 맞아야 하는지, 지난해 접종했는데도 올해 다시 맞아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또한 지난해부터 사용되는 3가 백신이 과거 4가 백신보다 예방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기도 합니다.

 독감 백신은 감염 위험을 낮추는 것은 물론,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진행하거나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을 줄이는 중요한 예방 수단입니다.


1. 독감 백신, 언제 접종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우리나라의 독감은 대체로 겨울철인 12~2월에 크게 유행하고, 봄철인 3~4월에 다시 유행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따라서 독감 예방접종은 가능하면 11월 초까지 마치는 것이 좋습니다.

 예방접종 후 충분한 면역이 형성되기까지 약 2주가 걸리기 때문에 유행이 시작되기 전에 접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는 해마다 달라질 수 있으며, 2026~2027절기에는 예년보다 유행이 일찍 시작된 만큼 권장 일정에 맞춰 가능한 한 빨리 접종하는 것이 좋습니다.

 접종 시기를 놓쳐 11월 중순이 지났더라도 독감이 유행하는 동안에는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 임신부, 영유아,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 등은 독감으로 인한 폐렴과 입원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이므로 늦었다는 이유로 접종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독감 백신은 왜 매년 다시 맞아야 할까?

 독감 바이러스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인식하는 표면 단백질의 모양이 해마다 조금씩 바뀝니다. 이를 ‘항원 소변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지난해 백신을 맞고 형성된 면역이 올해 유행하는 바이러스를 충분히 막지 못할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유행과 변이 양상을 분석해 매년 2월 우리나라를 포함한 북반구에서 그해 가을부터 사용할 독감 백신의 권장 구성을 발표합니다.

 백신 제조사들은 이 권고를 바탕으로 다가올 유행에 대비한 백신을 생산합니다. 또한 예방접종으로 형성된 면역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약해집니다. 따라서 지난해 예방접종을 받았거나 독감에 걸렸더라도 새로운 절기의 유행 바이러스에 대비하기 위해 매년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백신을 맞아도 독감에 걸릴 수 있는데, 그래도 접종해야 할까?

 독감 백신은 감염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독감을 완전히 예방하지는 못합니다. 실제 예방 효과는 그해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백신의 일치 정도, 접종자의 연령과 면역 상태, 접종 후 경과 시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접종 후 충분한 면역이 형성되기 전인 약 2주 이내에 독감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예방접종을 받았더라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예방접종은 독감에 걸릴 가능성을 낮추고,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진행하거나 폐렴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해 입원 또는 사망에 이를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에게 독감 예방접종의 중요한 목적은 ‘절대 걸리지 않게 하는 것’뿐 아니라 ‘걸려도 덜 심하게 앓도록 하는 것’입니다.

다만 예방접종을 받았더라도 손 씻기, 실내 환기, 기침 예절 등 기본적인 예방수칙을 함께 실천해야 합니다. 독감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줄이고, 특히 고위험군에서는 조기에 진료를 받아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필요한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독감 예방접종이 특히 필요한 고위험군은?

 원칙적으로 생후 6개월 이상이라면 특별한 금기가 없는 한 매년 독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그중에서도 독감에 걸렸을 때 합병증이 생기기 쉬운 고위험군은 접종의 중요성이 더욱 큽니다.

  • 고령자 및 영유아 : 65세 이상 고령자와 생후 6개월~5세 소아, 특히 2세 미만 영유아
  • 임신부 : 임신 중이거나 출산 후 2주 이내인 여성
  • 만성질환자 :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심장질환, 당뇨병, 신장·간·신경·혈액질환 등이 있는 사람
  • 면역저하자 : 암 치료 중인 환자, 장기 또는 조혈모세포 이식 수혜자, 면역억제제 등을 사용하는 사람
  • 그 밖의 고위험군 : 요양시설 입소자, 고도비만인 사람 등

 의료인이나 돌봄 제공자, 고위험군과 함께 생활하는 가족 역시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본인뿐 아니라 감염에 취약한 주변 사람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5. 3가 독감 백신, 4가 백신보다 효과가 떨어질까?

 그렇지 않습니다. ‘3가’와 ‘4가’는 백신의 효과나 품질이 아니라 백신에 포함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계통의 수를 의미합니다.

 2026~2027절기 국가예방접종에는 WHO의 권고를 반영한 3가 백신이 사용됩니다. 이번 절기 3가 백신은 유행 가능성이 높은 세 가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계통을 대상으로 합니다.

  • A형 H1N1
  • A형 H3N2
  • B형 빅토리아 계열

 과거 4가 백신에는 여기에 B형 야마가타 계열이 하나 더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B형 야마가타 계열은 2020년 3월 이후 사람 사이에서 자연적으로 유행한 사례가 확인되지 않아 WHO가 계절 독감 백신 구성에서 제외하도록 권고했습니다.

따라서 4가에서 3가로 전환된 것은 백신의 성능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최근 바이러스 유행 양상을 반영해 불필요한 성분을 제외하고 백신 구성을 조정한 것입니다.

 백신에 포함된 바이러스 계통의 수가 하나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고 볼 수 없습니다. 실제 예방 효과는 그해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백신의 일치 정도, 접종자의 연령과 면역 상태, 접종 시기 등에 영향을 받습니다.

 한편 고령층에서는 면역기능이 저하되면서 일반 독감 백신에 대한 면역반응이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고용량 백신이나 면역증강제를 포함한 백신 등 면역반응을 높이도록 설계된 독감 백신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65세 이상 고령자에서는 연령과 건강 상태,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백신 종류 등을 고려해 적절한 백신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특정 백신을 접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예방접종을 미루기보다는 권장 시기에 연령에 적합한 독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2026~2027절기 국가예방접종 일정

 질병관리청은 2026~2027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9월 21일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절기에는 이른 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대상자의 접종 시작일을 앞당겼습니다.

접종 대상

접종 시작일

생후 6개월~14세 어린이

2026년 9월 21일

임신부

2026년 9월 21일

75세 이상

2026년 10월 6일

70~74세

2026년 10월 12일

65~69세

2026년 10월 15일

국가예방접종 대상자는 주소지와 관계없이 지정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접종받을 수 있습니다. 접종 대상과 일정, 가까운 접종기관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7. 전문의 한마디

 독감 예방접종은 감염을 완전히 막아주는 수단은 아니지만, 독감에 걸릴 위험을 낮추고 중증으로 진행하거나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독감 바이러스는 해마다 변하고 예방접종으로 형성된 면역도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하기 때문에 매년 새로운 절기의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임신부, 영유아 등 고위험군은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높은 만큼 권장 시기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백신 접종과 함께 올바른 위생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건강하게 독감 유행 시기를 보내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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