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맥 

 Arrhythmia 


  •  부정맥이란? 

부정맥이란 심장의 리듬이 너무 빠르거나 느리거나 불규칙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부정맥은 진단명이 아니라 심장의 전기적 이상 증상을 아우르는 용어로, 여기에 20~30종류의 진단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독으로 생기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이미 앓고 있는 심장질환에 덧대 발생해서 상황을 악화시킵니다. 앓는 줄도 모르고 앓기 십상인 심방세동이나 급사의 원인이 되는 심실빈맥이 대표적입니다. 심장 부정맥에 포함된 여러 리듬 질환의 상당수는 잠시 나타났다가 숨어버리는 도깨비 같은 병입니다. 그래서 진단도 어렵고 치료 후 모니터링도 쉽지 않고, 환자마다 증상이 다양하고 개인차가 매우 큽니다.


  •  부정맥의 종류 

- 심방세동

심방세동이란 심장의 보조 펌프인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가늘게 떨고 있는 질환으로, 맥박을 짚어보면 불규칙하게 뛰는 특징이 있습니다. 가늘게 떨고 있는(細動) 심방 내부는 순환이 안 돼서 혈전(피떡)이 만들어지고, 이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중풍)이 발생합니다. 전체 뇌경색의 약 25%가 심방세동과 관련 있습니다. 문제는 심방세동이 증상 유무에 상관없이 나이가 들수록 진행하는 만성질환이라는 점입니다.
심방세동 환자의 약 40%는 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합니다. 무증상 심방세동은 대부분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으로 진찰 도중 우연히 발견됩니다. 통증이나 증상이 없어서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중풍의 위험 때문에 반드시 치료가 필요합니다.

- 심실성 부정맥(심실빈맥과 심실세동)

다양한 부정맥 질환 중 심실빈맥과 심실세동은 급사를 유발하는 위험한 부정맥입니다. 부정맥 환자들은 급사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지만, 급사 고위험 환자는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심근증 등 다른 심장병이 함께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시 말해 모든 부정맥 환자가 급사 위험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심실성 부정맥에 다른 심장병이 동반되면 급사 위험이 높습니다.


  •  부정맥의 치료 

항부정맥 약제를 복용하는 한편, 최근 부정맥 질환에 시술 치료가 적극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정맥 질환은 시술로 완치된다기보다는 조절한다는 표현이 맞습니다. 항부정맥 약제로 조절되지 않는 심방세동은 대표적인 만성 진행형 질환으로, 시술로 맥박 조절 성공률을 높일 수 있지만, 완치에 이를 수는 없습니다. 비교적 진행이 덜 된 발작성 심방세동은 1년 재발률이 15%, 만성화된 지속성 심방세동은 약 25%이며, 재발 후 항부정맥 약제를 추가하면 90%의 환자에서 정상 맥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술 후 1~2년간 잘 지내다가 5년, 심지어 10년 후에 재발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부정맥이 노화와 더불어 진행하는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부정맥 가운데 상심실성 빈맥증은 전극도자 절제술로 완치율이 98%에 달합니다.


  •  부정맥의 관리 

일반적으로 소량의 음주는 심장병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심장 부정맥 환자는 예외입니다. 부정맥 환자는 완전 금주가 원칙이며, 일주일에 와인 한 잔만 마셔도 심방세동 재발률이 높아지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습니다. 소량의 알코올만으로도 혈관이 확장하고 얼굴이 붉어지듯이, 알코올이 심장 자율신경계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재발하는 것입니다. 금주, 금연과 함께 반드시 병행해야 하는 생활요법은 체중조절입니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환자에서 심방세동 발생률이 높고, 이런 환자들의 적극적인 체중 감량은 항부정맥 약제 투약만큼 효과가 좋기 때문입니다. 오메가3 복용은 심방세동의 유병률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어서 추천하지 않습니다.


다음에 해당한다면 반드시 부정맥 전문의의 진료를 받도록 합니다.
- 심장병이 있는 환자가 부정맥 진단을 받은 경우
- 부정맥 환자가 실신을 경험했거나 급사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 약제 투약에도 부정맥이 조절되지 않거나 항부정맥 약제에 부작용이 나타난 경우
- 시술로 조절 가능한 부정맥인 경우


<글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내과 박희남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