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조기 진단 위한 검사도

특별한 증상도 없다

난소암은 우리나라에서 연간 3,000건 정도 발생해 발병률이 비교적 낮은 편이나, 부인과 암 중에서 사망률 1위인 치명적인 암입니다. 게다가 난소암의 발병률은 연간 약 1.8%씩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 

안타깝게도 의학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현재에도 난소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검사가 없습니다. 간혹 난소의 종괴 또는 복수로 인해 복부 팽만감이나 숨 가쁨을 경험한 환자들이 영상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보여 내원하는 사례가 있지만,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게다가 한번 발생하면 병의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난소암은 조기 진단이 더욱 어렵습니다. 실제로 진료실에서 “4개월 전에 산부인과 초음파와 난소암 종양표지자 검사를 받았을 때 정상이었는데…” 라며 고개를 떨구는 말기 난소암 환자를 종종 접할 수 있습니다.


난소암은 전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난소암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상피성 난소암은 대개 40-70세에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아직까지 명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배란 횟수(초경과 폐경 시기, 출산 횟수, 피임약 복용 등), 비만, 식습관과 환경적 요인 등이 난소암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유전적 원인(유방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등)과 관련 있는 난소암의 경우, 해당 유전 변이를 가지고 있는 환자는 반드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종양표지자, 암 진단과 치료의 좋은 참고 자료

난소암은 영상검사, 혈액검사, 조직검사 등을 종합해 최종 진단을 내립니다. 부인과 초음파와 CT, MRI, PET-CT 등 다양한 영상검사를 통해 난소의 원발 병변의 모양과 크기, 주변 조직이나 장기 및 림프절의 전이 여부를 추측할 수 있습니다. 혈액검사로는 난소암의 대표적인 종양표지자인 CA 125, CA 19-9, HE4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종양 표지자는 혈액 속에서 특정 암과 관련되어 분비되는 물질들을 검출해 암의 유무 또는 진행 정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종의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단 시 특정 종양표지자가 높게 측정되는 경우, 이후 암 치료 효과를 판정할 때 참고하는 지표가 됩니다. 하지만 종양표지자는 특정 암이 아닌 복강 내의 염증을 비롯해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정상 수치보다 높게 나오는 경우가 있으므로 수치 해석에는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확진을 위해서는 진단적 조직검사가 필수

확진을 위해서는 조직검사가 필수인데, 난소암에서는 다른 암종과 달리 수술실에서 시행하는 진단적 조직검사가 필요합니다. 그 외에 난소암 4A기는 악성 흉수에서 발견된 난소암 세포를 확인해 확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조직검사를 통해 난소 종양의 악성 여부 및 암세포의 종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피성 난소암의 경우 장액성 난소암, 점액성 난소암, 자궁내막양 난소암, 투명세포종양 등이 있습니다.


유전성 난소암은 유방암 같은 다른 암의 발병 위험도 있어서 유방초음파검사를 함께 시행합니다. 또 원발 부위가 난소가 아닌 다른 곳에 먼저 발생한 암이 난소로 전이된 전이성 난소암을 배제하기 위해 위/대장내시경 등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수술, 3-4기 진행성 암에서도 종양감축술 시행

난소암의 치료 성적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공적인 수술과 약물치료가 효과적으로 더불어 진행되는 것입니다. 성공적인 수술이란 배 안에 퍼져 있는 난소암 조직을 최대한 남기지 않고 걷어내는 것입니다. 


난소암 수술의 기본 원칙은 원발 부위인 난소를 포함해 자궁과 양측 나팔관, 골반 및 대동맥 림프절, 장간막, 그 외 전이 부위를 제거합니다. 아주 드물지만, 가임기 여성에서는 난소암 아주 초기 단계의 분화도가 좋은 세포 종류라면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상담 후 난소암이 있는 한쪽 난소만 제거하고 반대편 난소와 자궁을 보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이가 심하면 수술이 불가능한 다른 암들과 달리, 난소암은 3-4기에서도 암 병변을 최대한 제거하는 종양감축술을 시행합니다. 난소암은 종양을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환자의 예후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여러 장기에 전이되어 있는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부인암 전문의뿐 아니라 대장항문외과, 비뇨의학과 등 여러 분야의 숙련된 외과의사가 함께하는 베스트 수술팀이 필요합니다. 성공적인 수술 후에는 복강내 온열항암화학요법(HIPEC, Hyperthermic intraperitoneal chemotherapy)을 시행해 치료 성적을 높일 수 있습니다.






난소암 항암약물치료, 미세 잔존암 치료

난소암 치료의 또 다른 기본 축은 항암약물치료입니다. 수술 이후 건강 상태가 회복되면 항암약물치료를 시행해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미세 잔존암을 치료합니다. 상피성 난소암의 표준 항암화학요법에는 파크리탁셀(Paclitaxel)과 백금계열 항암제인 카보플라틴(Carboplatin)이 주로 사용됩니다. 그 외에 베바시주맙(Bevacizumab)이나 PARP 억제제 같은 표적치료제, 그리고 면역세포를 이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면역관문억제제 등이 사용됩니다.


항암화학요법은 세포의 성장과 분열이 빠른 암세포의 특성을 이용해 암을 공격하지만, 우리 몸의 정상 세포에도 작용하기 때문에 구역, 구토, 탈모, 손발 저림, 골수 억제 작용으로 인한 빈혈, 호중구 감소, 혈소판 감소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항암화학요법은 어떤 항암제를 쓰는 지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3주 간격으로 6-9회 정도 진행됩니다. 일반적으로 항암 후 일주일 정도는 항암 치료 부작용이 나타나 전신 컨디션이 떨어지므로 무리한 활동은 자제하고, 호중구 수치 저하 등으로 인해 감염에 취약할 수 있기 때문에 영양 섭취와 손 위생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합니다.


PARP 억제제는 최근 난소암 치료에서 주목받고 있는 표적치료제입니다.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는 암세포의 손상된 DNA의 복구를 도와 암세포에 작용하는 항암제의 효과를 저해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Double strand DNA repair 복구 능력이 상실된 세포에서 PARP 억제제를 사용할 경우, DNA 손상이 복구되지 않고 더 나아가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합니다. PARP 억제제는 현재 다양한 신약들이 개발, 시판되고 있으며, 환자의 BRCA 유전자 변이 여부와 같은 세부 사항들에 따라 개별 신약의 사용 가능 여부가 다를 수 있습니다.



BRCA 유전자 돌연변이, 난소암 위험 20-40%

난소암의 약 20%는 유전성 난소암입니다. 유전성 난소암의 원인 유전자는 매우 다양하지만,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은 BRCA1/2 유전자입니다. BRCA1/2 유전자의 변이가 발생하면 손상된 DNA가 원활하게 복구되지 않고 DNA 변이가 축적되어 암 발생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BRCA1 또는 BRCA2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일생 동안 난소암 발생 위험이 20-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BRCA 유전자검사를 통해 난소암 고위험군으로 확인되면 해외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처럼 예방적 양측 난소 절제술 같은 수술이나 약물치료를 통해 난소암 발생 위험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유방암이나 난소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가족이나 친척에서 유방암 또는 난소암이 진단된 경우, 환자 본인이 유방암과 난소암에 함께 진단된 경우, 상피성 난소암의 경우 등에 해당되면 건강보험 급여로 BRCA 유전자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난소암 환자를 위한 남은지 교수의 특급 조언

✔ 난소암 치료에 도움이 되는 건강보조제는? 

난소암 환자와 가족들의 마음을 이용해 과장된 약효를 선전하는 건강보조제들이 있지만, 현재까지 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밝혀진 영양소나 식품은 없습니다. 오히려 성분 미상의 한약을 섭취했다가 간과 콩팥이 망가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 난소암 환자에게 최적의 식단은? 

평소 식생활을 크게 변화시키기보다는 양호한 영양 상태와 면역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양을 골고루 섭취하고,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 시에는 손상된 세포의 재생을 돕기 위해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그러나 면역력 저하로 감염의 위험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익히지 않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해열제를 복용해도 열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항암치료 도중 해열제를 복용해도 떨어지지 않는 고열이나 지속적인 설사, 기력 저하 등의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병원에 방문해 검사받는 것이 좋습니다. 항암치료 이후 골수저하로 인해 호중구가 감소하면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과장해서 예를 들면, 건강한 사람에서는 간단한 감기처럼 지나갈 일이 항암치료로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폐렴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남은지 교수

산부외과

진료분야 : 난소암, 자궁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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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암 치료는 수술, 항암치료, 표적치료제, 면역치료제, 유전자검사 등 최첨단 의료기술의 적절한 조합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관련된 최고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진과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이 난소암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연세암병원 부인암센터는 수준 높은 수술 술기를 가진 외과의들로 구성된 베스트 수술팀, 다양한 신약 임상시험, 유기적인 협진으로 고위험, 고난도 부인암 치료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ONE STOP, ONE PLACE system으로 진단부터 치료까지 부인암 환자에게 빠르고 최적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월간 <세브란스병원> 2022년 9월호